이 죽일놈의 파마
나는 원래가 하고 싶은거나 사고싶은건 당장 그 자리에서 싸질러야 직성이 풀리는, 인내심이나 지구력따위라고는 쥐씨알만큼도 없는 그련 녀자란말이다. 그런데 이런 내 성격이 오늘처럼 저주스런때가 없었다. 이 죽일놈의 파마 진짜 지옥에나 가버려 18.

9월초 퇴원하고 선선해진 날씨에 괜히 허파에 바람이 들어서 머리를 단발로 싹둑 잘라버렸다. 하지만 내 머리는 한달만 지나도 쑥쑥 자라는 남들보기 민망할 정도의 자생력(?)을 가지고 있어서, 10월 초인 지금 한달밖에 안 지났는데도 꽤 지저분해지더라. 급 파마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칼퇴를 감행했지만, 원래 다니는 미용실은 일찍 문을 닫는다. 그 밖의 집근처 대학가 미용실도 모두 마찬가지. 퇴근하고는 절대 파마를 할 수 없는 상황인거라. 하지만 난 주말까지 기다릴 인내심이라곤 없는 년이니깐, 엄마를 따라 엄마가 머리를 볶는 동네 미용실을 찾는다. 사건은 이제부터 시작인거다. 옘병할놈의 동네 미용실. 웨이브 파마 해달라고 했는데, 우리엄마 머리랑 똑같이 만들어버렸다. 파마를 다 마치고 집까지 가는길도 너무 쪽팔려서 눈을 감고 내리 달렸다. 집에와서 머리에 물을 뭍히고 다시 드라이를 하는등 별 수를 다 써봤지만, 그래도 거울속에는 우리 엄마가 들어있었다.

나는 원래가 머리하는데 큰 돈들이는 사람도 아니고, 그만큼 머리에 관해서는 어떻게 되더라도 대충 만족하는 마는 대인배적인 풍미를 갖은 사람이다. 그런데 이 머리는 진짜 존나 개 심각하다. 예전에 김쏘울이 나랑 똑같이 동네 싸구려 미용실에서 머리를 볶고와서 미뉴피에게 폭풍 수치심을 당하고 상처를 받은적이 있다. 난 괜히 오늘아침부터 김쏘울이 보고싶구나. 그때 그녀는 다시 미용실을 가서 머리를 어째어째 하긴 했는데, 그 여파가 가라앉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던것 같다. 아무튼 나는 오늘아침 민머리로 출근할 용기가 없어서 모자를 뒤집어쓰고 왔는데, 아마도 파마가 꽤 풀리고 머리라 꽤 자랄때까지는 계속 모자신세일 것 같은 현시창. 출근하자마자 헌팅캡 1개랑 털모자 2개를 질렀다. 그래도 매일 쓰고 다니려면 모자라니깐 아마 한 30개는 더 사얄지도 모른다. 그 모자값으로 다시 머리를 하라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의 내 머리상태를 보여주고 싶다. 파마 한번 했을뿐인데 머리가 쫙쫙 갈라지고 머릿결이 빗자루가 되어버렸다. 난 지금 꿈도 희망도 없는 상태다. 석태촌이랑 김주부는 아침부터 사진찍어서 보내라고 난리지만, 나에게 그럴 용기는 없다. 지금 내 머리는 무덤까지 비밀인거다. 대인기피증에 걸릴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이번주 토요일은 친구녀석 결혼식이고, 다음달에는 학부생을 대상으로 특강도 하나 해야하는데 아 죽고싶구나. 정말정말로 죽고싶구나. 빡빡 밀어버릴까. 빡빡 밀어버릴까. 빡빡 밀어버릴까. 여러분 바리깡은 어디가면 살 수 있나요!!!!!11111




이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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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 2009/10/07 10:56 | Daily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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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미도리 at 2009/10/07 11:1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존나웃기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보고싶다아가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괜찮아.넌 쑥쑥자라는 생명력이 강한 머리를 가지고있다잖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june at 2009/10/08 13:06
야 그만웃어
난 위너니깐
Commented by SvaraDeva at 2009/10/07 13:54
ㅇㅎㅎㅎ 삼가 웃을일이 아닌데 웃어서 죄송.. 죽여주세요 T_T
Commented by june at 2009/10/08 13:07
스바라님의 웃음과 놀림이 큰 힘이 되었어요
Commented by jenny at 2009/10/07 14:15
헉........미도리님꺼타고 왔어요오오오..
오자마자 완전 충격팍팍;;

저 예전에 아주 베이비 이던 시절, 일자 단발머리 할머니 가는 미용실 따라가서 빠마했더니
삼각김밥이었습니다;
더웃긴건 그 꼬라지로 찍은 사진이 쥬니어시절 사진중에 젤로 많단겁니다 ㅠ
Commented by june at 2009/10/08 13:07
맞습니다
저도 일자단발이었는데 어제만해도 라면 삼각김밥 이었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므흣한김밥 at 2009/10/08 07:43
밤낮으로 건전한(?) 생각을 마구마구 하는 겁니다..
그러면 더 빨리 자라서 어떻게 한달안데 커버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ㅡ,.ㅡㅋ

그런데...
인증샷 고고씽 하면 때릴거죠? ㅡ,.ㅡ???
Commented by june at 2009/10/08 13:08
인증샷 같은 소리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전 대인배 승리자!!!!!!!!!111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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